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를 이제서야 읽었다. 학기 다 끝나고 차분한 마음에 읽고 싶어서 사 두고 짝사랑하는 여인처럼 내내 바라보기만 했다. 지금까지 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모든 책을 다 사서 읽었는데 이번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1권 현현하는 이데아, 2권 전이하는 메타포. 거의 1,200페이지에 다른 긴 소설을 나름 재미나게 읽었다. 역시나 하루키 소설의 특징 답게 외로운 남자 주인공, 주위의 여자들, 미스테리한 장소들, 비현실적인 이야기들, 여러 예전 음악들, 오래된 자동차들, 아주 상세한 장소와 인물의 옷에 대한 묘사가 가득하다. 그리고 역시나 하루키의 책을 읽고 나면 커피 한 수푼 만큼 우울해진다.
기사단장 죽이기… 라는 제목의 그림 한장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1권에서는 좀 빠르게 2권에서는 좀 느린 속도로 진행된다. 1권은 하루키의 단편 소설을 보는 듯 미소 짓게 만드는 여러 비유들이 등장하고 2권부터는 이야기가 좀 무거워진다. 아마 작가가 모두 의도한 것이겠지만…
차분한 연말, 하루키의 소설과 함께 마무리하는 것도 좋을 듯.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현실적인 인물들
고미지 - 심장병으로 13살에 죽은 주인공의 여동생
유즈 - 주인공에게 6개월 전에 이혼선언을 하고 임신해서 나타난 전부인. 결국 주인공과 다시 화해함
무로 - 유즈가 낳은 딸. 아버지가 누군지 알 수 없음
아마다 도모히코 - '기사단장 죽이기'를 그린 화가. 나중에 혼수상태에 빠진 후 사망함
아마다 마사히코 - 아마다 도모히코의 아들이자 주인공의 미래 동창 친구. 카세트 테잎을 플레이할 수 있는 구형 볼보를 타고다님
아마다 스쿠히코 - 아마다 도모히코의 동생. 촉망받는 피아니스트 였는데 난징대학살에 참전했다가 일본으로 돌아와 자살함
아키가와 마리에 - 어릴때 어머니가 말벌에 쏘여 죽은 13살 소녀. 본인의 가슴크기에 관심이 많음. 멘시키의 제안으로 주인공이 초상화를 그림
아키가오 쇼코 - 소녀의 고모. 가슴이 예쁜 무척 아름다운 여인. 멘시키와 지속적인 관계를 가지게 됨
멘시키 와타루 - 아키가와 마리에 엄마의 전 남자친구. 8기통 재규어 XK를 몰고 다니는 의문가득한 백발의 부자. 본인이 아카가와 마리에의 생부라고 믿고 있음
흰색 스바루 포레스터의 남자 - 주인공이 어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만난 남자. 그리고 그 뒤로 한번 더 만남 아니 만날뻔 함
회화 교실의 연상 유부녀 - 주인공의 잠자리 대상
어느 고속도로 모텔에서 만난 여자- 주인공에게 목을 졸라다고 하고 떠났음
수리부엉이 - 오다와라 산머리 집에 다락방에 살던 수리부엉이
*비현실적인 인물들
'기사단장 죽이기' 그림속 인물인 '기사단장'으로 나타난 이데아
'기사단장 죽이기' 그림속 인물인 '긴얼굴'로 나타난 메타포
'기사단장 죽이기' 그림속 인물인 '돈나안나'
*장소들
히로오의 아파트 - 주인공과 유즈가 같이 살았던 장소
오다와라 산머리의 집 - 아마다 도모히코가 작업실로 사용하던 집
잡목림속의 구덩이 - 산머리 집 근처의 방울 소리가 들리던 구덩이. 메타포와 연결된 곳.
*자동차들
푸조 205 - 주인공이 부인에게 이혼 선언을 당하고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서 해안 마을을 혼자 여행하던 차
스바루 포레스터 - 흰색 스바루 포레스터의 남자의 차
재규어 XK - 멘시키가 평소 타고 다니는 8기통 스포츠 카
재규어 E-type - 멘시키가 소유한 명차
*그림들
기사단장 죽이기
아키가와 마리에의 초상
멘시키의 초상
흰색 스바루 포레스터의 남자의 초상
잡목림 속의 구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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