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다크2 애프터 다크 - 무라카미 하루키 저 애프터 다크 - 무라카미 하루키 저 * 제일 좋아하는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 소설 * 어느 새벽 두 자매의 이야기를 도시를 부유하는 카메라의 시각으로 묘사함 * 요정처럼 아름다운 언니에게 컴플렉스가 있는 보스턴 레드삭스 모자를 그저 우연히 쓰고 다니는 마리 * 몇일동안 깊은 잠에 빠져 깨지 못하고 있는 만인의 연인이지만 늘 외롭던 에리 “그래서 생각하는 건데, 인간은 기억을 연료로 해서 사는 게 아닐까? 그게 현실적으로 중요한 기억인지 아닌지 생명을 유지하는 데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 같아. 그냥 연료야. 신문광고지가 됐든, 철학책이 됐든, 야한 화보사진이 됐든, 만 엔짜리 지폐 다발이 됐든, 불을 지필 때는 그냥 종이쪼가리잖아? 불은 ‘오오, 이건 칸트잖아’라든지 ‘이건 요미우리 신문 석간이군’.. 2015. 9. 23. 애프터 다크 가끔 지하철 창에 비친 내 모습이 그럴 싸 해 보일 때가 있다. 물론5-6년에 한번 정도 일어나는 특별한 일이지만 말이다. 왁스를 바르지 않은 머리가 지하철에서 부는 바람으로 적당히 자연스럽게 오른쪽 눈썹의 2/3 정도를 가린 채 머물러 있고 3일동안 속이 안 좋은 탓에 음식을 제대로 못 먹었더니 얼굴 살이 한껏 빠져서 오랜만에 발라드 가수의 턱 선이 드러나 있는 날. 간만에 나이 답지 않게 챙겨 신은 지난 주 명동에서 새로 산 아디다스 오리지널 스니커즈와 짙은 색의 리바이스 엔지니어드 진이 어울려 보이고 노트북과 소설책 한 권만 덩그러니 들어있는 가벼운 베낭까지 메고있는 내 모습, 정확히는 지하철 창에 비친 내 모습이 꽤 근사해 보일 때 말이다. 그날도 그런 날이었다. 그날은 역시나 운이 좋았는지 지하.. 2015. 9.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