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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2010 홍콩

2010 홍콩 출장 01

by romancesol 2010. 11. 14.
홍콩에서 지내는 첫째날이다.

오전 11시 2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야하는데 G20 행사 때문에 인천공항의 검색이 강화되었다고 하여 무려 3시간 전인 8시 30분까지 오라는 명령을 받고 겨우겨우 졸린 눈을 비비며 공항에 도착했다. 전날 학교 또는 학회와 관련된 여러 일을 처리하느라 늦게까지 컴퓨터로 일을 해야했고 그리고 자려고 침대에 들어가서는 감기때문에 기침을 하느라 결국엔 잠이 들지 못했고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결국엔 소설책을 꺼내들고 읽느라 대략 4시쯤 잠이 든 것 같다. 2시간쯤 자고 왔으니 정말 몽롱한 상태에서 공항까지 가게 되었고 아직까지도 몽롱하다. 현재는 홍콩 시간 11시 40분.

이번 홍콩 연수의 인솔 교수라는 이유로 배려해준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 세상에 태어나 처음 타보는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대한항공에서는 이를 프리스티지 클래스라고 붙여 놓았다.)은 참으로 좋았다. 우선 비행기 탑승도 거의 줄을 서지 않고 퍼스트 클래스와 동일한 라인에서 들어갈 수 있었고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완벽하게 누운 자세로 잘 수 있는 의자. 메뉴판이 개별적으로 있는 기내식. 게다가 그냥 느낌인지 모르겠으나 내가 불편하다고 느끼게 되면 오늘 당장이라도 회사에서 짤릴 것 같은 일본인 스튜어디스 같은 느낌을 풍기며 이코노미 석보다 훨씬 더 친절하게 날 대하며 미소를 날리던 스튜어디스. 아무튼 이번 홍콩 출장에서는 한국을 오가는 비행기안에서의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이 가장 인상 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우 샐러드, 몽테뉴(?) 레드 와인에 비빔국수, 하겐다즈 아이스크림과 마지막으로 커피 2잔을 기내식으로 먹으며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솔트' 라는 영화를 한편 보고 이내 잠이 들었다. 근데 홍콩과 서울간의 거리는 생각 만큼 길지 않았다. 이제 잠을 좀 자봐야 겠다고 양들을 한 100마리쯤 세기 시작하며 뒤척인지 몇초도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홍콩에 도착했다는 기장의 멘트로 기상. 이렇게 가까우니 시차도 1시간 이겠지만.

홍콩에 도착하여 바로 버스로 이동 후 호텔에 짐을 풀었다. 1인 1실의 호텔은 아담한 비즈니스 호텔. 적당한 크기의 창문과 적당한 크기의 침대와 적당한 크기의 욕실. 다행이 방 뽑기를 잘해서 홍콩 반도가 바라다보이는 sea side의 방이었다. 앞으로 이 방에서 정확히 6박 7일을 보내야 한다. 혼자 노인처럼 허무한 눈빛으로 바다나 보며 멍때릴 시간이 참으로 많겠구만 이라고 생각했다.


확실히 iPhone이 이곳에서도 대세인지 호텛 방 침대옆 오디오이자 알람시계가 iPhone dock이 있는 모델이었다. 다른 mp3 player 사용자들은 홍콩에서 어쩌라고 이런 걸 각 방에 제공하는지. 실제로 길거리에서도 많은 아주 많은 사람들이 iPhone을 사용하고 있었다. 한국도 이제 그렇게 되려나. 그 기념으로 짐을 정리하면서 iPhone 들어있는 음악을 스피커로 한참 들었다. 이후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시내 중심가에 있는 한국 식당에 가서 부대찌게, 생선요리, 두부김치를 먹었다. 그후에는 뭘할지 살짝 고민하다가 난 호텔로 돌아가지 않고 시내 관광을 하기로 결정했다. 쇼핑의 도시. 홍콩을 즐겨보자~~



















홍콩은 정말 예상대로 쇼핑 밖에는 없는 듯 보였다. 야경이 훌륭하다하지만 내 생각엔 웨스틴 조선 호텔의 sea side room에서 바라다보이는 해운대 풍경이 더 나은 것 같기도 했다. 그 외에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쇼핑몰, 쇼핑몰, 쇼핑몰이 전부였다. 사람들로 가득한 그 거리를 이번 출장에 면세점에서 구입한 Bose In Ear 2 이어폰으로 음악 감상하며 끊임 없이 걸었다. 언제나 난 새롭게 가본 도시에서는 그네들의 삶을 느껴보고자 택시보다는 도보와 지하철을 이용하며 음악만 주구장창 듣는다. 아무래도 이번 출장에 iPhone에 들어 있는 굉장한 분량의 음악을 전부 게다가 자세히 분석까지 해가며 듣고 갈 듯 하다.

맥도널드에서 커피 한잔 하고 일본계 백화점도 하나 다녀오고 길거리도 여기저기 다니며 홍콩의 밤거리를 나름 즐겼다. 홍콩의 나름 고급 백화점이라는 일본계 백화점은 처음에 들어서서 시장인줄 착각을 할 정도였다. 어찌나 사람들이 많은지 어깨를 부딪혀 가면서 물건을 봐야만 했다. 그 수 많은 인파들 가운데 혼자 온 사람은 웬지 나만 인 것 같아 느껴지며 더더욱 난 고독의 수렁속으로 빠져들어갔다. 홍콩, 싱가폴 같은 곳은 절대로 혼자 오면 안된다.

홍콩의 거리를 짧게 경험한 후 결론은 좁은 거리에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있고 싱가폴에 비하여 100배쯤 지저분하며 상품들의 가격은 조금 저렴한 물건들이 많다는 정도? 아무래도 오늘 밤엔 여행 가이드 책을 보면서 다른 세상을 나에게 보여줄 홍콩의 관광지를 찾아봐야 겠다. 서울에 도착해서 명동한번 돌아보고 서울의 인상을 이야기하면 안되 듯이 말이다. 게다가 일요일인 내일 오후 5시 까지는 자유 시간이니 어떻게든 좀 알차게 보내야겠다. 마카오를 다녀올까도 생각중이고 홍콩의 전역이 보인다는 높다란 타워에도 가볼까 생각중이고. 뭐라도 하지 않으면 서울과 싱가폴과 너무 흡사한 홍콩에서 혼자 미쳐 버릴지도 모를 지경이다.

잠은 오지 않고 그 사람 많던 쇼핑의 거리에 다시 나가고 싶진 않아서 지금은 WiFi가 되지 않은 방을 떠나 호텔 로비에서 MacBook으로 이런저런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놀고 있는 중이다. 이곳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전혀 관심이 없는지 TV에서도 별다른 소식을 전하지 않는다. 홍콩은 스포츠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니 그럴 것 같기도 하고 선진국 국민들과 달리 어쩜 난 정치에 대한 관심을 멀어지게 하기 위한 전모씨의 3S 전략에 농락당한 한국 국민 중 하나이기에 이렇게 스포츠에 목매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지금 인터넷하면서 겨우 오늘 한국 야구 대표팀은 대만에 이겼고 SK는 지바 마린스에 졌고 유도에서는 금메달이 3개나 나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마 한국에 있었으면 오늘 즉 토요일, 맥주를 들이키며 야구나 봤겠구나 싶었다.

아마도 이 글을 다 끄적거린 후 다시 방으로 들어가면 그동안 미뤄 두었던 학술지 논문 심사나 하던지 아님 한국에서 가지고 온 소설이나 읽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일 늘어져라 늦잠을 잔후 아침을 먹고 또 뭔가 흥미진진한 홍콩의 거리를 다녀봐야지.

근데 다음주에도 교육이 끝나는 매일 오후 6시 이후 부터는 자유 시간인데 이렇게 혼자서 외톨이로 홍콩의 거리를 다니며 지내다가는 뭔가 사이코 패스로 변해서 한국에 들어가게 될 듯 하다. 다다음주에 저의 눈을 보고 뭔가 이상한 기운이 느껴지시거든 절 피해 다니시길. 사이코 패스는 어찌 변할지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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