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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2010 홍콩

2010 홍콩 출장 02

by romancesol 2010. 11. 14.

이제 홍콩에서 보내는 두번째 날이다. 오늘 확인해보니 6박 7일동안 홍콩에서 보내는 줄 알았는데 7박 8일이었다. 허걱. 7박 8일이라니. 서울의 두개 구 정도를 합쳐 놓은 정도의 규모 밖에는 안되는 도시에 8일동안 있어야 한다. 오늘도 열심히 걸어보니 지도에서 꽤 멀어보이는 두 지점을 지나는데 20분 정도 걸린다. 아마도 동쪽에서 서쪽까지 (아마도 그게 끝에서 끝인 것으로 추정된다. 나의 예상이 맞다면 내가 묵는 호텔은 서쪽 끝이다.) 걸어가면 대략 3-4시간 정도면 충분히 가능할 기세다.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 모르겠다. 심심함을 도저히 못 견디고 이 농담을 실제로 결행할지.

오늘 아침은 분명 늘어지게 자려고 했으나 조용한 정적이 흐르는 호텔방에서 나도 모르게 아침 8시에 깼다. 늘 아침에 도아의 조잘조잘 대는 소리에 눈을 뜨곤 했는데. 호텔에서 조식을 해결하고 오늘은 어제 밤 착실히 공부만 여행 가이드북에 따라 홍콩에서 가장 번화한 곳 중의 하나라는 센트럴역, 공원, 그리고 언제나 끊임없이 이어지는 쇼핑몰, 스타의 거리 등을 다녔다. 정말 오늘도 역시나 죽어라 걸었다. 갑자기 이름이 생각나지 않지만 도심 한가운데 있는 가이드북에 따르면 여의도 공원의 1/3 정도의 규모를 지닌 공원도 전부 다 둘러봤고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데로 어느 쇼핑몰 4층에 있는 전망대에 가서 세찬 바람 맞으며 홍콩 섬과 반도가 마주보는 바다도 오래토록 구경하며 인생의 허무함, 즐거움, 나의 꿈, 내년의 목표, 세계 평화 등을 정말 깊게 생각했다.


오후에는 지하철로 구룡(?) 반도로 넘어가서 스타의 거리도 구경했다. 거리라기 보다는 해변이라고 부르는게 맞을 것 같은 곳에 이소룡, 성룡, 유덕화, 왕가휘 등의 손 도장이 바닥에 있는 거리였다. 그 중에 가장 압도적인 장면은 부르스 리, 이소룡의 동상. 어찌나 표정이 살아 있던지 금새라도 동상에서 깨서 "아비요~"를 외치며 나를 한방에 쓰러뜨릴 기세였다. 그 앞에서 사진 하나 못 찍은게 무척이나 아쉬운 상황. 역시나 홍콩은 혼자 오는게 아니다. T.T








그리고 오늘의 일정도 끝. 오늘도 어제처럼 다시 호텔로 돌아와 샤워한 후 이렇듯 호텔 로비로 내려와 노트북과 함께 인터넷을 하고 있다. 아마 이러다가 오늘도 다시 방으로 올라가서 소설책이나 읽다가 잠이 들겠지. 흐미...

늘 잠에서 깰때마다 같은 날이 반복되는 마법에 걸린 것 같다. -.-

이러한 반복되는 일과중에 가장 신선했었던 일은 밴드 후배 홍서방과의 Facetime. 트위터 타임라인에 나의 조잘거림이 뜨자 내가 WiFi 환경에 있다는 걸 감지하고 걸어준 녀석의 Facetime. 전화가 와서 정말 깜놀했다. 근데 그 녀석의 얼굴을 보자마자 정말 눈물이 나올 뻔했다. 물론 아직 이틀 밖에는 안되었지만 내가 아는 얼굴을 보니 이틀 동안 혼자 돌아다니는 서러움이 갑자기 스쳐가서 말이다. 근데 정말 그 먼곳인데도 화질이 어찌나 선명하고 목소리 한번 안 끊기는지. 국제전화가 과연 필요할까 싶은 정도였다. 멀리 떨어져있는 연인들에게는 이것저것 다 필요없고 무조곤 Facetime이라는 결론.

또 하나의 에피소드는 저녁 먹고 잠깐 산책 삼아 다니던 어느 쇼핑몰에서 본 전 KBS 아나운서 강수정. 그 옆에는 남편으로 추정되는 남자. 남편이 홍콩 금융가에서 일한다더니 정말 그런가보다. 근데 나랑 눈이 마주치자마자 갑자기 당황을 해서 후다닥 남편의 팔을 잡고 걸어가는데 딱 봐도 난 한국 남자인가보다. 뭔가 홍콩에서 이국적인 느낌 물씬 나는 남자로 존재하고 싶었으나 누가봐도 나라는 녀석은 한국 남자였던 것이다. 아무튼 강수정은 생각보다는 키가 굉장히 컸고 TV 보다는 더 예뻤다. 나름 TV에서 통통한 컨셉으로 놀림을 당하곤 했었는데 저게 통통하거면 일반 여자들은 뭐냐.. -.- 하여간에 연예인이란 아무나 하는 건 아니란 생각을 다시 한번 절실히 했다.

이번 홍콩에서는 한국에서의 바쁜 일정으로 홍콩 달러로 환전을 거의 하지 못하여 완전 애를 먹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허겁지겁 지갑에 있던 얼마 안되는 현금을 환전한게 전부라서 완전 거지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최후의 보루로 지갑속에 있는 달러도 40여불 정도가 전부라서 정말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지하철 - 맥도널드 - 분식집으로 추정되는 허름한 곳에서의 아주 간단한 식사 등등으로 연명하고 있다. 이상하게 이번 교육과정은 아침, 점심만 해결해주고 저녁은 알아서 하라다. -.- 동행하고 있는 증권가 사람들이 밤에 흥건하게 취해서 호텔로 들어와도 난 그냥 먼산 불구경만. 잘 모르는 분들 옆에 껴서 술 마시는 것도 서로가 불편하여 예의가 아닌지라.

아무튼 오늘의 감동 홍서방 고맙다. 물론 외국에 이렇게 WiFi가 잘 되는 호텔도 많지는 않지만....

드디어 내일부터는 매일 6시간의 강의를 들어야한다. 영어 인지 의심스러운 영어를 하는 홍콩 교수들의 강의를 앞으로 5일간 어찌 들을지 벌써 부터 막막하지만 영어 잘하는 사람들은 그런 것도 다 알아들으니 나의 책임이다. 게다가 가장 막막한 점은 저녁 6시 이후 혼자 보내야하는 그 긴긴 밤.

내일은 일찍 일어나서 또 바쁘게 움직여야 겠다. 홍콩~~ 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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