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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2010 홍콩

2010 홍콩 출장 03

by romancesol 2010. 11. 17.

홍콩에서의 무려 3일 동안의 일을 이제서야 이곳에 남기는 이유는 구룡 반도의 화려한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four season hotel 맨 윗층 Bar에서 John Coltrane의 Blue Train 앨범의 3번 트랙 곡을 들으며 Goldman Sachs Asia Headquarter 책임자와 내년도 아시아 금융시장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마셨던 칵테일의 숙취가 아직까지 남아서..... 였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늘 비슷한 일들의 연속이었기 때문에 동일한 이야기를 반복할 수 없어서 이제야 이곳에 들어왔다.

몇가지 이벤트를 제외하고는 정말 늘 비슷한 아니 동일한 일정이었다. 오전 8시 근방에 호텔에서 토스트, 과일, 딤섬, 커피로 이루어진 조식을 해결한 후 전세버스를 타고 University of Hongkong의 Cyberport 캠퍼스에 가서 오전/오후 6시간을 꽉꽉 채우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 같은 의무감에 사로잡힌 교수, 헤지펀드의 매니저, 투자은행의 책임자들의 강의를 듣고 돌아와 한국으로 치면 명동 비슷한 곳에서 한식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그 주위를 배회하다가 호텔로 돌아오는 일.

근데 정말 오랜만에 강의를 들으면서 느끼고 또 느낀 점은 강의는 재밌고 재밌고 재밌어야 한다는 점이다. 나에게그 재밌다는 마케팅이나 인사조직이나 경영전략도 아니고 경영학 과목에서 가장 재미없기로 아마존 정글까지도 소문이 나 있는 재무관리, 투자론, 금융위험관리, 파생금융상품, 재무모델링 3시간의 강의를 게다가 까질하기가 하늘을 찌르는 나에게 듣는 수강생들이 얼마나 힘들까 다시 한번 뼈속 깊이 느꼈고 게다가 홍콩 바닷가를 바라다보며 반성까지 하였다. 특히 현업에서 일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에는 절대 교과서에 나오는 당연하고 쉬운 것들을 다루면 안된다는 점. 많은 사례와 예제가 가득하여야 하고 중간중간 재밌는 이야기를 섞어가면서 해야한다는 점. 등등이다.







근데 이번 경우에는 특히 인솔 교수라는 책임을 지니고 있기에 강의 시간에 절대 졸수가 없어서 정말 죽을 지경이다. 나도 점심 먹고 나면 눈꺼풀이 감겨 죽을 지경인데 말이다. 졸음을 쫓기 위해 매일 커피(그래도 학교에서 스타벅스 커피를 무한 공급 해준다.)를 1.5L 씩은 마셨던 것 같다. 이러다가 내 몸의 머리카락부터 발 뒤꿈치를 구성하는 세포 하나하나까지 스타벅스 커피 향이 나는 건 아닐까 생각할 정도였다.

University of Hongkong의 Cyberport 캠퍼스에서 먹는 점심은 가장 고역이다. 식전에 나오는 스프 혹은 차에는 일단 기름이 따뜻한 봄 하늘의 뭉개구름처럼 둥둥거리며 그 안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질들과 결정적으로 이 차의 존재감을 극명으로 드러내는 닭발하나가 떡하니 들어있다. 그 이후 나오는 음식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기는 하나 이상한 향신료로 범벅되어 있는 역시나 기름기 가득한 음식들. 아... 아침에 호텔 조식때 빵을 3개쯤 더 먹어 두는 건데 라는 생각을 강하게 하게 만든다. 그래도 이제 몇일 익숙해진건지 오늘 점심때는 식전에 나오는 차를 제외하고는 꾸역꾸역 살기 위해 그 음식들을 먹고 있는 날 발견했다.

정말 아무런 이벤트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제 5일째나 되다 보니 나의 왕따 짓을 못참은 몇몇 동행하신 분들의 도움으로 나의 영원할 것만 같던 고독은 구원을 받게 되었다. 월요일에는 central이라고 불리우는 금융가에 자리 잡은 높다란 건물의 맨 꼭대기층에 자리잡은 Bar에서 정말 구룡 반도의 야경을 바라다 보며 샴페인 느낌이 물씬 나는 화이트 와인을 마셨고 화요일 어제는 금융투자협회 인솔자 분의 방에서 약 2시간 동안 EDPS를 포함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며 새우깡에 소.맥. 마셨다. 홍콩 호텔 방에서 소.맥. 이라니 어찌나 운치 있던지...;; 그리고 오늘은 역시나 신한은행에 다니시면서 4개 국어를 구사 하시는 분과 함께 Harbor city라는 무척이나 넓은 대충 잡아도 외대의 한 10배쯤 되어 보이는 규모의 쇼핑몰을 다녀왔다. 실제로 이곳에서 난 바보같이 두번이나 길을 잃었다. 그리고 이분의 도움으로 구룡 반도에서 홍콩섬으로 페리를 타고 넘어왔고 게다가 택시까지 타고 호텔로 들어왔다. (홍콩 사람들중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어쩜 한국보다 더 적은 것 같기도 하다.)

아직도 목요일, 금요일의 이틀이나 일정이 남아 있지만 그래도 이제 강의는 다 끝났고 아직 가보지 못한 곳도 트램을 타고 올라가 홍콩 전역을 볼 수 있는 전망대 하나 남아서 이틀 중 하루 잡아서 나 혼자 쓱~~ 왕따 짓하며 다녀오면 된다. 일주일 동안의 홍콩, 아니 정확히는 7박 8일 동안의 홍콩 체류이기에 앞으로 누군가와 홍콩을 오게 된다면 홍콩의 구석구석구석구석까지 예컨데 어느 식당에 가면 미키 마우스 달린 화장실 열쇠가 어느 난간에 걸려있는지 설명까지 할 수 있을 것도 같다.ㅋㅋ 물론 아직 정복을 못해본 곳은 우리나라 홍대와 비슷한 분위기로 클럽들과 술취한 외국인이 가득한 거리인데 홍대에서도 쫓겨날 외모와 나이와 패션 감각인데 홍콩에서 먹히겠냐 싶어 그냥 자.진.반.납.했다. 근데 역시나 동행분들 가운데 나보다 연하인 몇몇분들은 다녀오셨더군. 뭐 꼭 가보고 싶다는 건 아니고...;; 그분들이 데려가 줬음하고 기대하는 것도 아니고...;;

여기 와서 소설책 하나를 마무리해서 다 읽었고 몇가지 일들을 정리한 홍콩. 이제 이틀만 잘 견뎌보자.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면 몇장 안되지만 사진도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제가 보고 싶어서 안달나있는 조국에 계시는 홍서방, K군,  Doa양 등등 기다리세요. 3일만 참으시면 제가 갑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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