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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4

기사단장 죽이기 (무라카미 하루키 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를 이제서야 읽었다. 학기 다 끝나고 차분한 마음에 읽고 싶어서 사 두고 짝사랑하는 여인처럼 내내 바라보기만 했다. 지금까지 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모든 책을 다 사서 읽었는데 이번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1권 현현하는 이데아, 2권 전이하는 메타포. 거의 1,200페이지에 다른 긴 소설을 나름 재미나게 읽었다. 역시나 하루키 소설의 특징 답게 외로운 남자 주인공, 주위의 여자들, 미스테리한 장소들, 비현실적인 이야기들, 여러 예전 음악들, 오래된 자동차들, 아주 상세한 장소와 인물의 옷에 대한 묘사가 가득하다. 그리고 역시나 하루키의 책을 읽고 나면 커피 한 수푼 만큼 우울해진다. 기사단장 죽이기… 라는 제목의 그림 한장에서 시작된 .. 2017. 12. 30.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무라카미 하루키 저)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무라카미 하루키 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의 여행에세이지요.*대학교 2학년 시절에 읽은 ‘노르웨이의 숲’을 시작으로 한국에 출간된 하루키의 장/단편 소설, 에세이, 여행기 등등 모든 책을 다 사서 읽었지요. *설 명절에 고향인 광주로 내려가는 KTX에서 읽으려고 산 책인데 결국 그때까지 참지 못하고 다 읽어버렸네요.*제목을 처음에 봤을 때는 요즘 뜨고 있는 라오스라는 나라의 여행기인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고 20여년 간 하루키가 여행한 보스턴, 아이슬란드, 오리건주와 메인주의 포틀랜드, 그리스 미코노스/스페체스 섬, 뉴욕, 핀란드, 라오스의 루앙프랑방, 이탈리아의 토스카나, 일본의 구마모토에 대한 여행기이지요.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단어 하나 문장 하나 모두 너.. 2017. 1. 27.
애프터 다크 - 무라카미 하루키 저 애프터 다크 - 무라카미 하루키 저 * 제일 좋아하는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 소설 * 어느 새벽 두 자매의 이야기를 도시를 부유하는 카메라의 시각으로 묘사함 * 요정처럼 아름다운 언니에게 컴플렉스가 있는 보스턴 레드삭스 모자를 그저 우연히 쓰고 다니는 마리 * 몇일동안 깊은 잠에 빠져 깨지 못하고 있는 만인의 연인이지만 늘 외롭던 에리 “그래서 생각하는 건데, 인간은 기억을 연료로 해서 사는 게 아닐까? 그게 현실적으로 중요한 기억인지 아닌지 생명을 유지하는 데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 같아. 그냥 연료야. 신문광고지가 됐든, 철학책이 됐든, 야한 화보사진이 됐든, 만 엔짜리 지폐 다발이 됐든, 불을 지필 때는 그냥 종이쪼가리잖아? 불은 ‘오오, 이건 칸트잖아’라든지 ‘이건 요미우리 신문 석간이군’.. 2015. 9. 23.
애프터 다크 가끔 지하철 창에 비친 내 모습이 그럴 싸 해 보일 때가 있다. 물론5-6년에 한번 정도 일어나는 특별한 일이지만 말이다. 왁스를 바르지 않은 머리가 지하철에서 부는 바람으로 적당히 자연스럽게 오른쪽 눈썹의 2/3 정도를 가린 채 머물러 있고 3일동안 속이 안 좋은 탓에 음식을 제대로 못 먹었더니 얼굴 살이 한껏 빠져서 오랜만에 발라드 가수의 턱 선이 드러나 있는 날. 간만에 나이 답지 않게 챙겨 신은 지난 주 명동에서 새로 산 아디다스 오리지널 스니커즈와 짙은 색의 리바이스 엔지니어드 진이 어울려 보이고 노트북과 소설책 한 권만 덩그러니 들어있는 가벼운 베낭까지 메고있는 내 모습, 정확히는 지하철 창에 비친 내 모습이 꽤 근사해 보일 때 말이다. 그날도 그런 날이었다. 그날은 역시나 운이 좋았는지 지하.. 2015. 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