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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수필

나의 친애하는 적(허지웅 저)

by romancesol 2017. 1. 30.

나의 친애하는 적(허지웅)


*고향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KTX 안에서 읽으려 산 책인데.. 그냥 먹고 자고의 무한 반복중에 심심하여 읽은 책 
*"인간관계의 가장 적절한 거리는... 상대를 존경할 만한 적장처럼 대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지닌 책 제목
*영화 기차 출신답게 다양한 영화를 소재로 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수필집
*영화 이야기 외에도 사랑, 이혼, 청소 강박, 대학시절의 가난과 고된 아르바이트 경험, 자신을 버리고 이혼한 아버지, 신해철의 죽음, 최근의 국정농단 사건, 세월호 아이들, 대형교회 등의 이야기도 있음
*영화를 많이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잘 읽힐만한 에세이. 저는 안 본 영화가 많아서 계속 구글링을 하며 책을 읽느라 편안하게 읽지는 못했지요.
*역시나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 저에겐 아래의 구절들이 뇌리에 남는군요. 어쩜 이리도 이별을 잘 이야기하는지...

"침대에 누워 그(녀)가 나를 사랑했던 시간들을 기억해내고 사소한 신호들을 되새기고 잘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속았다는 괘씸함과 대체 나는 얼마나 멍청한 것인가라는 자책감과 나와는 달리 그(녀)가 지금 누리고 있을 편안함을 상상하는 괴로움이 어우러져 범벅이 되다보면 뇌가 출렁거리며 조금씩 녹아 흘러내려 눈앞을 캄캄하게 덮어버리는 기분이다."

"닮은 점에 안도하는 사람들이 있고 다른 점에 흥분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대게 후자였던 것 같다. 우리는 서로 다르기 때문에 사랑했고, 너무 달라서 헤어졌다. '너무 달라서 정말 좋아!'가 '너무 다르니까 여기까지'로 돌변하기까지 우리들은 세상에서 가장 즐겁고 행복했다. 물론 그래서 모든 게 끝난 이후에는 더 많이 아프고 더 오랫동안 슬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두근거림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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